1. 호로록 봄, / 2. 요망진 첫사랑 웬수 중의 상웬수지. 이런 웬수가 또 어딨어? 나 아부지 엄마는 빚잔치에, 첫 서방은 병 수발, 새 서방은 한량에 내 팔자가 지게꾼이라. 전부 다 내 지게 위에만 올라타는데, 이 콩만 한 게 자꾸 내 지게에서 내려와. 자꾸 지가 내 등 짐을 같이 들겠대. 그러니 웬수지. 내 속을 젤루 후벼 파니 웬수지. 자식 맏겨 둔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으죠. 우리 애순이 좀 여쁘게 봐주세요. 떡은 좀 모지라게 해 왔어도 지 자식 이쁨받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남들보다 모지란 부모 어디 있겠어요. 어차피 사람 다 결국 고아로 살어. 부모 다 먼저 죽어도 자식은 살아져. 살면 살아져. 살다 보면 더 독한 날도 와. 내가 왜 제주 바닥에서 제일 멋대가리 없는 양관식이한테 시집가는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