5. 한 여름밤의 만선 / 6. 살민 살아진다 사람이 시든다. 성실한 소가 일을 못하니 자꾸 시들어갔고. 엄마는 그때 주워 온 겉절이 이파리보다 아빠 뒤통수가 더 애달팠다고 했다. 난 그냥 빨리 늙었으면 좋겠어. 그냥, 난 어른 되면 울 엄마처럼 다 그냥 밥공기를 맨손으로 잡는 줄 알았어. 경자이모처럼 빚쟁이들이 쳐들어와 있어도 밥만 잘 비벼 먹는 줄 알았지. 손에나 속에나 굳은살이 절로 배기는 건 줄 알았는데 난 그냥 다 뜨거워. 맨날 뎌도 맨날 아퍼. 나만 모지랭이인가? 남들은 다 어른 노릇 하고 사나? 그 삔이 비싼 건가? 금명 엄마, 옛날보다 귀티가 나요. 귀한 사람 같아. 사람 인상이 진짜 인생 따라가나 봐요. 때마다 입속에 밥술 떠먹여 주는 이들이 있어서 살아지더라.유채꽃이 혼자 ..